선운사(전북 - 고창). 2013. 4. 26(금)
고창에 청보리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백꽃을 보러 선운사엘 갔더니
동백꽃은 벌써 때가 지나 꼴불견을 하고 있어서 수목원처럼 잘 가꾸어진
선운사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돌면서
새잎이 나오는 선운사의 봄 냄새를 흠뻑 마시고 돌아왔다.
선운사(전연옥)
김세원
선운사 전연옥
시간이 좀 늦었지만
우리 모두 선운사에나 가지요
삶이란 무엇인가 따위로
심사가 사나와 있는
중년의 애인을 데리고
마음은 한결같으나
의견은 한 다발로
묶여지지 않은 저녁 날
우리모두 선운사에 가
마음 고생에 헐벗은
영혼을 달래며
좀 늦은 저녁 공연이나마
청해 들지요
막차를 타고 선운사에 가보면
모두다 알게 되지요
남의 상처도 내 것처럼 아프고
별스러운 게 다 슬프고
서러워 밤새도록 불면의
베개에 이마를 파묻을 때
그것이 바로
삶의 방식이 아니겠냐고
아득히 물어오는
동백꽃이 있다는 것을
선운사 붙박이 식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애절한
사연을 알고 있었죠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