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가로수/이미자
찬바람 부는 날도
비오는날도
허리띠 졸라매고
말고삐 잡고
땀 방울에
눈물적신
인생의 역로
지금은 황혼길을
가고 있지만
살아있는 가로수엔
봄이 오네 꽃이 피네
가슴이 무너지던
슬픈 역사도
술취해 울던 때도
옛날이야기
바람부는
네거리에
낙옆과 같이
이제는 식양길에
홀로 섰지만
살아있는 가로수엔
봄이 오네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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