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읍천항 -
구룡포로 내려갔다. 오랜만에 친구 세 가족이 부부 동반하여 나섰다. 일 년 중 겨울이 지나고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얼음이 녹는다는 절기상의 우수(雨水/2.19) 다음 날이라서 인지 포근했다. 올해는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일대는 100년 만의 기록을 깰 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 포항과 경주에도 예전에 없었던 많은 눈이 내려 길목의 온 산야가 새하얗게 덥혀있었다.
여장을 풀고 나선 산책길에서 만난 나뭇가지는 포동포동 물이 올라 금세 라도 싹을 터트릴 것 같았다. 낮에 거닐었던 호젓한 숲길로 어둠이 내려앉았다. 창밖으로 바라본 밤의 바다는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멀리 뱃전에서 비치는 불빛만 아물거렸다. 하늘을 쳐다보니 별빛이 초롱~초롱 했다. 어릴 적 고향 마당에서 보았던 빤짝 반짝 빛을 내면서 쏟아졌던 그 별이었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밤잠을 설치게 한다. 김연아 선수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최선을 다한 그녀의 아름다운 마지막 행보가 자랑스러웠다.
구룡포항으로 나들이를 나섰다. 어판장은 경매가 끝난 뒤라서 조용했다. 항구에는 고기를 내린 배들이 느긋한 휴식을 취하고, 어부는 거물 코를 열심히 손질하고 있었다. 구룡포 근대 문화 역사 거리로 갔다. 한 세기 전 일본의 강점 시, 일본 사람들이 거주했던 골목을 중심으로 그때의 가옥을 복원해 놓은 곳이다. 아침나절인데도 간간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골목을 돌아 나오니 그 시절을 살았던 백성들의 아픔이 아련해 개운치가 않았다. 과거를 보면서 미래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생각게 하는 곳이었다.
파도 소리를 따라 봄이 올라오는 읍천항을 찾았다. 문무대왕의 수중릉과 월성 원자력 발전소를 지나면 만나게 된다. 파도 소리 길은 몇 해 전에 읍천 항에서 바다를 끼고 걷는 하서항으로 이어지는 약 1.5km 길이다. 조그마한 어항이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시끌벅적거린다. 일찍이 제주 올레길이 만들어진 그 유명세를 타고 전국의 산, 강, 계곡, 바다가 온통 힐링(Healing) 길로서 야단법석을 떤다. 주상절리만 해도 제주도를 비롯하여 곳곳에 산재하여 있지만, 이곳 경주 양남에 있는 부채꼴 모양의 특이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찾는다.
봄날의 항구는 비린내~음을 싣는다.
<여정 메모>
-일시 : 2014.2.20(목)~2.21(금) 1박 2일
- 곳 : 구룡포항, 읍천항
-함께 : 6명(,일삼회 부부모임 3가족)
- 봄이 올라온 길목의 새 순을 드러낸 나무가지 -
- 공원에서 내려다 본 구룡포항 -
- 구룡포 어판장 -
- 한 나절의 구룡포항 -
-봄이 올라오는 항구 -
- 구룔포 근대 문화 역사 거리 -
- 역사 거리를 걸으면서 -
- 역사 거리를 걸으면서 -
- 역사 거리를 걸으면서 -
- 역사 거리 내 "후루사또야" 찻집 -
- 찻집 메뉴 -
- 차 한잔을 마시고서 -
- 역사 박물관으로 이용하는 /하시모토 젠기치 가옥 내실 -
- 구룡포의 전설 포스터 -
- 읍천1리 안내도 -
- 읍천항 -
- 주상절리 가는 파도 소리 길 -
- 파도 소리길에서 만나는 바다 -
- 파도 소리길에서 만나는 읍천항 방파재 -
- 주상절리/누워있는 모습 -
- 주상절리/부채꾤(동해의 꽃) -
- 하트해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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