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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의 봄

전라도

by 인정많은 아저씨 2017. 5. 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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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의 봄. 전북 고창

2017. 4. 22(토)

 

 

선 운 사

전 연 옥

 

시간이 좀 늦었지만

우리 모두 선운사에나 가지요

삶이란 무엇인가 따위로

심사가 사나와 있는

중년의 애인을 데리고

마음은 한결같으나 의견은

한다발로 묶여지지 않는 저녁날

우리 모두 선운사에 가

마음 고생에 헐벗은 영혼을 달래며

좀 늦은 저녁 공양이나마 청해 들지요

 

막차를 타고 선운사에 가보면

모두 다 알게 되지요

남의 상처도 내 것처럼 아프고

별스러운 게 다 슬프고 서러워

밤새도록 불면의 베개에 이마를 파묻을 때

그것이 바로 삶의 방식이 아니겠냐고

아득히 물어오는 동백꽃이 있다는 것을

선운사 붙박이 식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애절한 사연을 알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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