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의 봄. 전북 고창
2017. 4. 22(토)
선 운 사
전 연 옥
시간이 좀 늦었지만
우리 모두 선운사에나 가지요
삶이란 무엇인가 따위로
심사가 사나와 있는
중년의 애인을 데리고
마음은 한결같으나 의견은
한다발로 묶여지지 않는 저녁날
우리 모두 선운사에 가
마음 고생에 헐벗은 영혼을 달래며
좀 늦은 저녁 공양이나마 청해 들지요
막차를 타고 선운사에 가보면
모두 다 알게 되지요
남의 상처도 내 것처럼 아프고
별스러운 게 다 슬프고 서러워
밤새도록 불면의 베개에 이마를 파묻을 때
그것이 바로 삶의 방식이 아니겠냐고
아득히 물어오는 동백꽃이 있다는 것을
선운사 붙박이 식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애절한 사연을 알고 있었지요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