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 양평. 두물머리(양수리). 2012. 1. 18
양수리로 오시게(박문재)
가슴에 응어리 진 일 있거든
미사리 지나 양수리로 오시게
청정한 공기 탁 트인 한강변
소박한 인심이 반기는 고장
신 양수대교를 찾으시게
연꽃들 지천을 이룬 용늪을 지나
정겨운 물 오리떼 사랑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침안개 자욱한 한 폭의 대형 수묵화
이따금 삼등열차가 지나가는 무심한 마을
양수리로 오시게
그까짓 사는 일 한 점 이슬 명예나 지위 다 버리고
그냥 맨몸으로 오시게
돛단배 물위에 떠서 넌지시 하늘을 누르고
산 그림자 마실 나온 저녁답 지나
은구슬 보오얗게 사운거리는 감미로운 밤이 오면
강 저편 불빛들 일렬종대로 서서
지나는 나그네 불러 모으는 꿈과 서정의 마을
마흔해 떠돌이 생활
이제사 제집 찾은 철없는 탕아 살이
남한강과 북한강이 뜨겁게 속살 섞는 두물머리로
갖은 오염과 배신의 거리를 지나
가슴 넉넉히 적셔줄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처용의 마을
이제는
양수리로 아주 오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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