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 고창 : 선운사. 2012. 1. 10
선운사 (전연옥) - 김세원
시간이 좀 늦었지만
우리 모두 선운사에나 가지요
삶이란 무엇인가 따위로
심사가 사나와 있는
중년의 애인을 데리고
마음은 한결같으나
의견은 한 다발로
묶여지지 않은 저녁 날
우리모두 선운사에 가
마음 고생에 헐벗은
영혼을 달래며
좀 늦은 저녁 공양이나마
청해 들지요
막차를 타고 선운사에 가보면
모두다 알게 되지요
남의 상처도 내 것처럼 아프고
별스러운 게 다 슬프고
서러워 밤새도록 불면의
베개에 이마를 파묻을 때
그것이 바로
삶의 방식이 아니겠냐고
아득히 물어오는
동백꽃이 있다는 것을
선운사 붙박이 식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애절한
사연을 알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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